퀴어 영화의 진수 영화 <왕의 남자> 설명 평가 OST
천만 영화들 중에서 입소문과 작품성을 통해 천만 관객을 기록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영화의 설명
조선시대 연산조때 남사당패의 광대 장생(감우성 분)은 힘있는 양반들에게 농락당하던 생활을 거부하고,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최고의 동료인 공길(이준기 분)과 보다 큰 놀이판을 찾아 한양으로 올라옵니다. 타고난 재주와 카리스마로 놀이패 무리를 이끌게 된 장생은 공길과 함께 연산(정진영 분)과 그의 애첩인 녹수(강성연 분)를 풍자하는 놀이판을 벌여 한양의 명물이 되고 공연은 대성공을 이루지만, 그들은 왕을 희롱한 죄로 의금부로 끌려가게 됩니다. 의금부에서 문초에 시달리던 장생은 특유의 당당함을 발휘해 왕을 웃겨 보이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막상 왕 앞에서 공연을 시작하자 모든 광대들이 얼어붙붙어버리고 맙니다. 장생 역시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왕을 웃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왕은 꿈쩍도 하지 않고 바로 그 때 얌전하기만 한 공길이 기지를 발휘해 특유의 앙칼진 연기를 선보이자 왕은 못 참겠다는 듯이 크게 웃어버립니다. 이들의 공연에 흡족한 왕은 궁 내에 광대들의 거처, 희락원(喜樂園)을 마련해 주고 궁에 들어온 광대들은 신바람이 나서 탐관오리의 비리를 풍자하는 공연을 선보이며 그 공연을 지켜 본 왕은 즐거워합니다. 하지만 중신들의 분위기가 싸늘함을 감지한 왕이 중신 중 한 명을 웃지 않는다며 탐관오리라는 명목으로 형벌을 내리고 연회장엔 긴장감이 감돌게 됩니다. 연이은 연회에서 광대들은 여인들의 암투로 인해 왕이 후궁에게 사약을 내리는 경극을 연기하고, 연산은 같은 이유로 왕에게 사약을 받았던 생모 폐비 윤씨를 상기하며 진노한 왕은 그 자리에서 선왕의 여자들을 칼로 베어 죽게 합니다. 공연을 할 때마다 궁이 피바다로 변하자, 흥을 잃은 장생은 궁을 떠나겠다고 하지만 공길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남겠다고 합니다. 그 사이 왕에 반발한 중신들은 광대를 쫓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왕의 관심을 광대에게 빼앗겼다는 질투심에 휩싸인 녹수 역시 은밀한 계략을 꾸미며 결말은 모든 주인공들이 죽는 비극적인 영화입니다.
영화의 평가
비극으로 시작해서 비극으로 끝난 영화지만 한국 영화 역사에 남을 영화로 평가받습니다. 스크린 독점과 신파가 차고 넘치는 현 천만 영화들 중에서 입소문과 작품성을 통해 천만 관객을 기록한, 가장 천만 영화다운 천만 영화라는 평을 듣는 영화로 개봉 당시, 현대에서도 대중적으로는 성공하기 힘든 소재인 "동성애"를 스토리에 담아냄에도 불구하고 천만 관객 수의 기록은 매우 그 가치가 큽니다. 대중적인 영화보단 퀴어 영화로 분류되는 데다가 제목이 '왕의 남자'이기 때문에 연산군과 공길 사이의 관계가 퀴어적 코드가 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작중 연산군이 공길에게 집착하는 모습은 동성애라기보단 애정결핍에 가깝습니다. 공길에게 키스하는 장면 역시 연산군이 동성애자라기보단 중증 애정결핍 환자가 극심하게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연산군과 공길 사이가 아니라, 동료 이상으로 공길을 챙기고 아껴주는 장생과 공길 사이를 사랑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영화는 주연 캐릭터들의 배경 설정부터 시작해서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은근히 우울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거기다 캐릭터들의 관계가 너무나 막연한 것도 한 몫 했으며 연산군에 대한 역사는 알려졌지만 이 영화에서 묘사된 연산군은 여러모로 동정이 가는 점도 있고 해서 더 비극적으로 비춰집니다. 그래서 실제 기록을 통해서도 추측할 수 있는 애정결핍과 광기가 어우러진 불행하고 비극적인 왕 연산군을 연기한 정진영의 연기력은 가장 대중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연기로 꼽혔으며 현재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OST
영화의 음악은 이병우 음악감독이 맡았으며 이병우 감독 특유의 웅장하면서도 다채로운 선율의 곡으로, 댄스 크루 저스트 절크가 2015년 바디락에서 썼던 곡이며, 2017년에는 롯데월드타워의 공식 CF에도 선정된 곡이기도 합니다. 또, 애절한 프롤로그를 비롯하여 OST도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영화의 음악이 조선의 광경과 소리를 연상시키는 음향적 배경이 됩니다. 이병우 작곡가는 한국 전통 악기와 오케스트라 편곡의 조화를 통해 장면에 진정성과 깊이를 불어넣었습니다. 또 이 영화의 대표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는 인연이라는 곡은 사실 공식적인 영화의 OST가 아닙니다. 이 노래는 이선희의 대표곡 중 하나로, 동양적 악기가 쓰인 애절한 멜로디와 가사가 특징이며 이선희가 드라마 다모를 보고 느낀 바를 그대로 곡으로 담은 곡이 바로 이 곡입니다. 연예가 중계가 선정한 최고의 영화 OST에서는 15위에 선정될 정도로 영화와 너무 잘 어울렸던 이노래는 이준익 감독이 듣고서는 직접 이선희에게 찾아가 왕의 남자의 OST로 사용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영화에 삽입되지는 않았고, 정식 발매된 OST에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 대신 왕의 남자를 배경으로 뮤직 비디오가 나오면서 이노래를 들으면 영화가 바로 떠올려지는 비공식적인 영화의 대표적인 OST가 되었습니다.
댓글